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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to/조각21

[오비카카] 퇴마하는 카카시 [오비카카] 퇴마하는 카카시. 01. 도망쳐. 소년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도망쳐. 위험해. 달아나야 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경보음이 울려댔다. 꿀렁. 덩어리가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소년은 뒤로 돌아 정신없이 달렸다. 칠흑같이 검은 그것은 커다란 덩치를 가졌으면서 골목길을 재빠르게 휘저었다.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멈추지 마. 뒤돌아보지 마. 점점 서늘한 기운이 자신의 등 뒤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소년은 딱딱한 바닥을 박찼다. 살려줘! 아무도 없어요?! 소년은 당황했다. 달려도, 달려도 길은 끝나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한계까지 다다른 숨은 소년의 몸을 더디게 만들었다. 누가, 나, 좀. 시야가 낮아졌다. 쓰러진 소년의 몸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넘어지면서 까진 .. 2015. 11. 1.
[오비카카] 검은 정장, 러시안룰렛, 마약, 와인. [오비카카] 검은 정장, 러시안룰렛, 마약, 와인. - 취향을 마음껏 들이부은 글. To. Bojo 캄캄하다. 차갑다. 몸이 들렸다. 딱딱한 것에 앉혀져 뒤로 손을 묶였다. 눈에 덧대어져 있는 까끌까끌한 천의 느낌이 싫어 미간을 찌푸렸다. 큭, 하하. 목 뒤쪽에서 웃는 소리가 단 한 번의 걸러짐도 없이 들렸다. 열기를 품은 손이 잠시 귀 뒤에서 머무는가 싶더니 눈앞을 밝혔다. 갑자기 쏟아진 빛무리에 카카시가 눈을 찡그렸다. “어서와아.” 끝이 길다. ……했구나. 카카시는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오비토를 응시했다. 나른하게 미소 짓는 그의 눈동자에서 여유가 넘쳐 흘렸다. 그냥 전화기의 단축번호만 눌러 나오라고 했어도 당장에 튀어나왔을 텐데. 패싸움이든, 협상이든, 살인이든, 무엇이 자신의 앞에 기다리고 .. 2015. 10. 25.
[오비카카] 코스모스 To. Bojo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흩어지는 색은 일직선으로 섞여 망막에 맺혔다. 오비토는 기차에 오른 지 얼마나 됐다고 금방 곯아떨어졌다. 목을 앞으로 푹 꺾어 자는 것이 영 안쓰러워 어깨에 그를 기대게 했다. 의자 밑으로 바닥을 디딘 다리 하나. 4년 만에 만난 오비토는 그 튼튼하던 다리 하나를 잃은 채였다. 굵고 단단하던, 열기를 품고 있던 종아리대신 차가운 금속 조각이 자리한 것에 나는 경악하고 말았다. 난 네가 훌륭한 수영선수가 될 줄 알았어. 그 말 한마디를 마음 한구석에 숨겼다. 너는 쓰게 웃었더랬다. 언제던가. 좋아하지도 않는 빙수를 목구멍으로 집어삼키면서 네 눈동자와 마주쳤던 것은. 뿌리지 말라고 했던 연유는 기어코 눈꽃 사이에 숨겨 와서, 너는 능청스레 웃었다.다 .. 2015. 10. 25.
[오비카카] 150915 [오비카카] 150915- 급하게 챙긴 카카시 선생님 생일 축전 일어나, 오비토. 오비토! 오비토는 누군가가 자신의 옆구리를 사정없이 찌르는 것을 느꼈다. 아니, 졸려 죽겠어. 지금, 진짜. 정말로. 입술 밖으로 흩어져 일렬종대 해야 할 단어들은 축축한 입 안에서 정신없이 돌아다녔다. 그는 점심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린 뒤에야 겨우 눈을 떴다. "요즘 밤에 뭐하길래 이렇게 자." 무심한 눈이 조금 걱정스러운 빛을 띠었다. 오비토는 공부라고 답했다가 눈빛이 날카롭게 변하는 것을 보고 금방 입을 다물었다. 장난하지 말고. 아니, 진짜. 별 거 아니야. 하하, 뒷머리를 긁적이며 웃었다. 하얀 백지. 어지럽게 흩어진 잉크. 오비토는 여전히 그것들이 눈앞을 어른거리는 것에 질색하고 고개를 흔들었다. 카카시는 그의 .. 2015.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