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ruto/단/중편20 [오비카카] 너울 [오비카카] 너울ㅡ 지인 분들께 나눠드렸던 배포본 입니다. P 규칙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그렇지만도 않은. 단단한 돌에 부딪혀 파하는 소리가. 카카시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그것에 귀를 기울였다. 01. “뭐, 항로표지관리원?” 그렇게 젊은 사람이 왔단 말이야? 생선살을 밥과 함께 입으로 구겨 넣으면서 오비토가 웅얼거렸다. 마다라는 그의 머리를 숟가락 뒤쪽으로 탁, 쳤다. 아야! 튄 밥풀이 탁상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며 마다라는 고개를 내저었다. 한번 찾아가 보지 그러느냐? 시간 나면요. 오비토는 맑은 국물을 시원하게 넘겼다. 잘 먹었습니다. 다녀올게요. 선착장에 묶어둔 배를 출발시켰다.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엔진소음 속에서 오비토는 그물을 정리하다 문득 등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시간에는 자고 있으려나.. 2016. 4. 10. [오비카카] 소음 [오비카카] 소음ㅡ '침묵'의 외전. 소리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카카시에게 그다지 대단한 사실이 아니었다. 잊고 지낼 만큼. 정말. 별거 아니었다. 소리를 주기 위해서는 관계가 필요하단 것이 그것을 잊는 것에 한몫했다.카카시는 손을 들어 오른쪽 귀를 막았다. 가끔 환청이 들리곤 했다. 부작용일까. 상관없었다. 오비토의 오른쪽 귀가 자신의 것이었다는 걸 떠올린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다시 슬퍼졌다. 더는 그에게 소리를 엮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환한 미소가 자신을 향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아, 아-. 오비토는 목을 가다듬었다. 소리를 받은 후로 매일 거울 앞에 서면 확인이라도 하듯 나오는 행동이었다.“멈,”춰. 언제나 뒷말은 마음속에서 완성했다. 할 수 없었다. 되지 않을 것이 불.. 2016. 4. 4. [오비카카] 침묵 [오비카카] 침묵 멈춰. 너의 목소리가 낮게 깔렸다. 귓바퀴를 둔중하게 파고든 소리는 형체가 되었다. 내 몸을 묶고 놔주지 않았다.“잘 먹을게.”눈동자만 도르륵 굴려 얼빠진 표정을 해 보이자 너는 그것을 용케 알아차렸다. 몇 초 전만 해도 내 손에 들려있던 과일 주스를 가져간 너다. 네가 손바닥을 맞부딪치자 내 몸은 그제야 자유를 찾았다. 쓸데없는 거에 소리를 쓰는 거 아냐? 묻자 하하 웃고 말았다. 그것에 나 역시 입꼬리를 올렸다. 매점에서 한정으로 파는 딸기 주스를 시원스레 마시며 네가 멀리 사라졌다. 옆에서 누구냐고 묻기에 친구라고만 답했다. * * * 오비토. 오비토. 대답이 들려오지 않았다. 카카시는 고개를 들어 그가 늘 앉는 자리를 살폈으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벌써 이틀 째 결석이었다. 시.. 2016. 3. 24. [오비카카] 마음에 날개를 [오비카카] 마음에 날개를 01.하늘을 바라보면, 커다란 날개를 널리 펄럭이며 날아가는 이들이 있다. 하나같이 웃는 모습으로. 자신의 위를 스쳐 가는 바람을 깨닫고 고개를 들면, 보였다. 미소. 웃음. 밝음. 카카시는 자신의 꼬질꼬질한 발가락을 내려다보며 꾹, 입술을 물었다. 02.모질이. 모자란 놈. 그렇게 불렸다. 골목 아이들의 새하얀 날카로움. 그것은 카카시의 등에 지워지지 않는 상처를 남겼다. 해진 윗옷의 구멍 사이로 보이는, 딱지가 앉아버린 상처. ‘너를 사랑해줄 사람은 없어!’ 눈동자를 치켜뜨고 외치는 것에 또 베였다. 길게 찢어진 상처에서 피가 흘렀다. 03.“또 다쳐서 왔구나.”“죄송해요.”베개에 머리를 묻고, 커다란 몸을 구기며 대답했다. 의사는 한숨을 폭 내쉬고 소독약에 적신 솜을 카카.. 2016. 2. 27. 이전 1 2 3 4 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