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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to/단/중편20

[오비카카] 오로라의 끝에. [오비카카] 오로라의 끝에. ㅡ 오비토 생일 축전. 허연 입김이 눈앞의 공중에 흩어졌다. 그대로 얼려버리는, 서늘한 공기에. 오비토는 두꺼운 장갑을 낀 손으로 얇은 책자를 넘기려 애썼다. 극단. 세상의 끝. 오비토는 고개를 끄덕였다. 발바닥 아래에서 뿌득거리며 달라붙는 눈의 소리마저 집어삼켰다. 새하얀 눈의 세계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은 금방이라도 아래로 내려올 듯 가까웠다. 얼음이 얼어 아래로 주렁주렁 매달린 것을 오비토는 툭, 건드렸다. “기다려. 꼭 보여줄게.” 앞으로 몇 시간. 오비토는 빌었다. 오로라가 나타나기를. 주먹을 쥐었다. 눈을 닮은 하얀 머리의 남자가 귓가에 속삭이는 것 같았다. 힘내, 기다릴게. 파슥. 앙상한 가지 위에 아슬하게 놓여있던 눈이 오비토의 작은 움직임만으로 떨어졌다. .. 2016. 2. 10.
[오비카카] 너울 *Side story [오비카카] 너울ㅡ side story. 오비토는 몰랐다. 카카시도 몰랐다. 새카만 잠에서 깨어나, 그 앞에 나타난 것이 그토록 익숙한 바다일 줄이야. 어떡할래? 이르는 말에 일단 주변을 둘러보기로 했다. 별빛을 잡아먹으며 휘영청 달이 떠있으니, 발을 지면에서 떼어놓고 움직일 수 있는 수단은 없을 터다. 익숙한 파도소리가 귓가를 간지럽혔다. * * * “놀러가자. 등대 일은 잠깐 쉬고 말이야.” 갑자기 말했다. 응, 갑자기. 카카시는 한참 동안 오비토를 묵묵히 응시했다. 진심으로 하는 소린가 싶어서. 물론 몇 시간을 쳐다보든 오비토의 말이 바뀔 리 없었다. 그것이 거짓이 아니라는 것 역시. 카카시는 알고 있었다. 그 무의미한 행동에 오비토는 눈을 피하며 머리를 긁적였다. 가끔은 기분전환 하는 것도 좋잖아.. 2016. 1. 15.
[오비카카] 151231 오비카카 조각 뭐라고. 카카시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정말로 듣지 못해서 되물은 것이 아니었으나 오비토는 얼굴을 붉힌 채로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 심장이 간질거렸다. 조금 맥박이 빨라진 것도 같다. 뭐라고 반응을 보여야 할까. 몰랐다고? 자신이 그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가 있는데? 아침 버스를 놓치면 지각할 시간에 탄다는 것. 좋아하는 과목은 체육. 싫어하는 과목은 그 외 전부. 점심은 옥상에서. 게임은 RPG 선호. 주말이나 쉬는 날은 언제나 늦잠.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을 좋아함. 친구라면 알만한 것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모르는 것이 없었다. 벌게진 얼굴로 숨기다가도 카카시에게는 한숨을 쉬며 털어놓곤 한 것이다. 그건 카카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단 하나. 알지 못했던 것이 있던 모양.. 2015. 12. 31.
[시카카카] 회사원AU [시카카카] 회사원AU- 야근 “아직 있었어?”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시카마루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놀라게 한 쪽이 되어버린 카카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 저는 처리할 게 남아서요. 부장님이야말로 왜 바로 퇴근 안 하셨어요. 말은 없고 눈을 접어 웃는 카카시에 시카마루는 그가 대답할 마음이 없음을 알았다. 카카시가 ‘수고해’ 이르며 시카마루의 어깨를 툭툭 쳤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를 보다가 시카마루는 크게 하품했다. 드디어, 다 끝나간다. * * * 점심시간. 시카마루는 오전 중 한껏 웅크리고 있던 허리를 쭉 펼쳤다. 뚝뚝 끊기는 소리와 함께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피곤했다. 야근도 했건만 또 아침부터 일이 쌓여있다.. 2015.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