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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비카카] 나뭇잎 오비토 X 아카츠키 카카시 어, 째서……? 자신의 발에 짓눌린 채로 자신을 올려다보는 오비토에 카카시는 조소를 흘렸다. 당황으로 물든 붉은 눈동자. 비가 내려 모든 것을 적셨다. “아카츠키에 들어오지 않겠어?” 뭐? 오비토는 거칠어진 숨을 내뱉었다. 차게 식은 공기에 흩어진 하얀 입김은 카카시에게 닿지 못했다. 끔찍할 정도로 새카만 옷, 붉은 구름. 빙고북에나 올라가야 할 녀석들이 입고 있는 옷을 왜, 카카시가. 훌쩍 마을을 떠난 녀석이었다. 탈주 닌자로 낙인 찍힌 지 오래인. 소문은 들렸다. 잿빛 머리카락, 한쪽 눈에는 길게 세로로 찢긴 상처. 단지, 믿을 수 없었다. 오비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카카시와 너무도 달랐기 때문에. 마을을 파괴하고 사람을 죽인다니? 카카시가? 어째서? ㅡ 겨우 쫓아 잡았나 싶.. 2015. 12. 17.
[오비카카] 151205 나루토 전력60분 [오비카카] 151205 나루토 전력60분. 후둑. 가늘었던 것이 그 굵기를 더해 우산에 떨어졌다. 자동차들이 웅덩이를 치고 지나가 물방울이 튀어 올랐다. 소년은 커다란 건물 앞에서 기다렸다. 기다렸다. 우산 손잡이를 단단히 거머쥔 오른손은 추위에 발갛게 달아올랐지만. 기다렸다. 거리의 사람이 하나둘씩 줄어들고 마침내 아무도 남지 않았을 때에야 하얀 머리카락의 소년이 오매불망 기다리던 사람이 회전문을 막 빠져나왔다. 오비토다! 소년은 화사하게 웃으며 총총 앞으로 달려나갔다. 젖은 운동화가 철벅이는 소리를 냈다. 오비토가 전화를 끊고 막 문을 빠져나왔을 때, 하늘은 무엇이 그렇게 원망스러운지 눈물을 왈칵 쏟아내고 있었다. 미처 우산을 챙겨오지 못한 그는 서류가방을 머리 위로 올리며 속으로 욕을 집어삼켰다... 2015. 12. 5.
[오비카카] 퇴마하는 카카시 [오비카카] 퇴마하는 카카시. 01. 도망쳐. 소년의 본능이 외치고 있었다. 도망쳐. 위험해. 달아나야 해. 머릿속에서 시끄럽게 경보음이 울려댔다. 꿀렁. 덩어리가 움직였다. 그와 동시에 소년은 뒤로 돌아 정신없이 달렸다. 칠흑같이 검은 그것은 커다란 덩치를 가졌으면서 골목길을 재빠르게 휘저었다. 소년은 이를 악물었다. 멈추지 마. 뒤돌아보지 마. 점점 서늘한 기운이 자신의 등 뒤로 다가오는 것을 느끼며 소년은 딱딱한 바닥을 박찼다. 살려줘! 아무도 없어요?! 소년은 당황했다. 달려도, 달려도 길은 끝나지 않았다. 어떡하지, 어떡하지. 한계까지 다다른 숨은 소년의 몸을 더디게 만들었다. 누가, 나, 좀. 시야가 낮아졌다. 쓰러진 소년의 몸은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다시 일어서지 못했다. 넘어지면서 까진 .. 2015. 11. 1.
[오비카카] 검은 정장, 러시안룰렛, 마약, 와인. [오비카카] 검은 정장, 러시안룰렛, 마약, 와인. - 취향을 마음껏 들이부은 글. To. Bojo 캄캄하다. 차갑다. 몸이 들렸다. 딱딱한 것에 앉혀져 뒤로 손을 묶였다. 눈에 덧대어져 있는 까끌까끌한 천의 느낌이 싫어 미간을 찌푸렸다. 큭, 하하. 목 뒤쪽에서 웃는 소리가 단 한 번의 걸러짐도 없이 들렸다. 열기를 품은 손이 잠시 귀 뒤에서 머무는가 싶더니 눈앞을 밝혔다. 갑자기 쏟아진 빛무리에 카카시가 눈을 찡그렸다. “어서와아.” 끝이 길다. ……했구나. 카카시는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오비토를 응시했다. 나른하게 미소 짓는 그의 눈동자에서 여유가 넘쳐 흘렸다. 그냥 전화기의 단축번호만 눌러 나오라고 했어도 당장에 튀어나왔을 텐데. 패싸움이든, 협상이든, 살인이든, 무엇이 자신의 앞에 기다리고 .. 2015. 10. 25.
[오비카카] 코스모스 To. Bojo 덜컹거리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창밖으로 흩어지는 색은 일직선으로 섞여 망막에 맺혔다. 오비토는 기차에 오른 지 얼마나 됐다고 금방 곯아떨어졌다. 목을 앞으로 푹 꺾어 자는 것이 영 안쓰러워 어깨에 그를 기대게 했다. 의자 밑으로 바닥을 디딘 다리 하나. 4년 만에 만난 오비토는 그 튼튼하던 다리 하나를 잃은 채였다. 굵고 단단하던, 열기를 품고 있던 종아리대신 차가운 금속 조각이 자리한 것에 나는 경악하고 말았다. 난 네가 훌륭한 수영선수가 될 줄 알았어. 그 말 한마디를 마음 한구석에 숨겼다. 너는 쓰게 웃었더랬다. 언제던가. 좋아하지도 않는 빙수를 목구멍으로 집어삼키면서 네 눈동자와 마주쳤던 것은. 뿌리지 말라고 했던 연유는 기어코 눈꽃 사이에 숨겨 와서, 너는 능청스레 웃었다.다 .. 2015. 10. 25.
[시카카카] 회사원AU [시카카카] 회사원AU- 야근 “아직 있었어?” 어두운 곳에서 밝은 화면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시카마루가 화들짝 놀라 뒤를 돌아보았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놀라게 한 쪽이 되어버린 카카시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에게 손을 흔들었다. 아, 저는 처리할 게 남아서요. 부장님이야말로 왜 바로 퇴근 안 하셨어요. 말은 없고 눈을 접어 웃는 카카시에 시카마루는 그가 대답할 마음이 없음을 알았다. 카카시가 ‘수고해’ 이르며 시카마루의 어깨를 툭툭 쳤다.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는 그를 보다가 시카마루는 크게 하품했다. 드디어, 다 끝나간다. * * * 점심시간. 시카마루는 오전 중 한껏 웅크리고 있던 허리를 쭉 펼쳤다. 뚝뚝 끊기는 소리와 함께 그는 인상을 찌푸렸다. 피곤했다. 야근도 했건만 또 아침부터 일이 쌓여있다.. 2015. 10.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