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라고. 카카시는 어안이 벙벙했다. 그러니까, 좋아한다고. 정말로 듣지 못해서 되물은 것이 아니었으나 오비토는 얼굴을 붉힌 채로 다시 한 번 이야기했다.
심장이 간질거렸다. 조금 맥박이 빨라진 것도 같다.
뭐라고 반응을 보여야 할까. 몰랐다고? 자신이 그에 대해서 모르는 게 뭐가 있는데? 아침 버스를 놓치면 지각할 시간에 탄다는 것. 좋아하는 과목은 체육. 싫어하는 과목은 그 외 전부. 점심은 옥상에서. 게임은 RPG 선호. 주말이나 쉬는 날은 언제나 늦잠. 웃는 모습이 예쁜 사람을 좋아함. 친구라면 알만한 것부터 말할 수 없는 비밀까지 모르는 것이 없었다. 벌게진 얼굴로 숨기다가도 카카시에게는 한숨을 쉬며 털어놓곤 한 것이다. 그건 카카시도 마찬가지였다.
그런데. 단 하나. 알지 못했던 것이 있던 모양이었다.
오비토가 어색하게 웃으면서 물을 들이켰다. 야, 너 햄버거 먹을 땐 탄산이잖아. 콜라를 건네자 손을 내저었다. 지금 긴장해서 속 안 좋아. 얼굴 근육이 굳어버린 오비토의 모습에 카카시는 속으로 웃음을 머금고 말았다.
“언제부터?”
“어, 응?”
“언제부터 나 좋아했냐고.”
금세 또 얼굴이 붉어졌다. 음, 잘, 모르겠어. 볼을 긁적이는 손에 난 붉은 상처는 얼마 전 배구를 하다 세게 날아온 공에 스치면서 생긴 것이었다. 아! 하는 외마디 비명소리가 옆 코트까지 들렸었다.
어느 순간 눈으로 좇고 있었다. 오비토의 행동을 지켜보고, 웃고, 기억했다. 그에 대한 걸 모르려야 모를 수가 없었다. 아마. 오비토도 그런 걸 테지. 응, 그런 걸 거야.
나가자.
코트 주머니에 손을 넣고 걸었다. 툭툭. 걷다가 무심코 부딪칠 정도의 거리였다. 시린 손을 내놓고 쭈뼛쭈뼛 발을 옮기는 오비토가 선명해 카카시는 그를 따라 쿵쾅대는 심장으로 웃었다.
멈칫거리며 손을 뻗었다. 다가가다가도 멈추어 버리는 그것. 카카시는 오비토가 얼마나 고민하고 얘기한 건지를 생각했다. 그리고 자신도 그럴 각오가 되어있는가를 생각했다. 서로를 살피다 마주친 시선에 이미 답은 나왔음에도.
덥석. 손을 잡는 감각에 오비토가 놀라 카카시를 쳐다봤다. 자신이 아닌 정면을 쳐다보는 카카시다. 잡은 손이 힘을 주었다. 어렵사리 내뱉은 고백에 대한 답도 주었다. 오비토는 그의 손을 꽉 맞잡았다. 콩, 콩 뛰는 심장 소리가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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