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aruto43

[오비카카] Drink me! [오비카카] Drink me! 일어나. 웃고 있는 걸까?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한 채 소년이 생각했다. 느릿한 말투, 천천히 흘러들어오는 소리. 앞을 보고 싶다고 생각했더니 눈이 부셨다. 찡그렸다. 언제까지 그러고 있을 거야? 낯설지 않은 목소리. 온통 캄캄했을 때 들려왔던 소리와 닮았다. 그리고. 아득히 먼 곳에서 자신을 불렀던 그 목소리와도 닮았다. 제대로 앞을 바라볼 수 있게 되자 소년은 더 혼란스러웠다. 분명 아는 얼굴인데. 이름이 생각나지 않았다. 부스스한 하얀 머리카락, 눈을 가로지르는 상처. 머리 양쪽에 달린 고양이 귀와 흔들리는 꼬리가 소년의 눈에 박혔다. 저건 뭐야?드디어 일어났구나, 앨리스. 소년은 쫑긋 솟아오른 까만 귀로 뻗던 손을 멈추었다. 앨리스? 그게 누군데? 누구겠어, 내 앞에 .. 2016. 7. 4.
[오비카카] 겨울 끝, 봄 시작 [오비카카] 겨울 끝, 봄 시작. 깜깜한 화면에 푸석한 제 얼굴이 비쳤다. 잔소리 들을 만도 하지. 오비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뺨을 쓸었다. 카카시가 보고 싶었다.이번 주 토요일이 무슨 날인지 알아? 가볍게 물은 질문에 그는 답이 없었다. 툭 치며 300일이잖아, 장난스럽게 이르자 카카시는 아차, 하는 표정이었다. 밀랍처럼 굳어가는 그것에 오비토 역시 입꼬리를 내렸다. 묘한 위화감. 구겨진 흰 와이셔츠의 주름을 보는 오비토다. 일, 많이 힘들지. 좀 쉬어요. 눈을 마주치면 버럭, 화를 내버릴 것만 같아 일부러 시선을 피했다. 오비토. 약간의 당황스러움과 약간의 귀찮음. 자신의 이름이 그렇게 불린다는 것이 끔찍해 몸을 돌렸다. 그로부터 벌써 4일째, 침묵을 지켰다. 좋아하는 음악으로 지정해둔 알람을 껐다. .. 2016. 5. 11.
[오비카카] 너울 [오비카카] 너울ㅡ 지인 분들께 나눠드렸던 배포본 입니다. P 규칙적이면서도 한편으론 그렇지만도 않은. 단단한 돌에 부딪혀 파하는 소리가. 카카시는 숨을 죽이고 가만히 그것에 귀를 기울였다. 01. “뭐, 항로표지관리원?” 그렇게 젊은 사람이 왔단 말이야? 생선살을 밥과 함께 입으로 구겨 넣으면서 오비토가 웅얼거렸다. 마다라는 그의 머리를 숟가락 뒤쪽으로 탁, 쳤다. 아야! 튄 밥풀이 탁상에 안착하는 모습을 보며 마다라는 고개를 내저었다. 한번 찾아가 보지 그러느냐? 시간 나면요. 오비토는 맑은 국물을 시원하게 넘겼다. 잘 먹었습니다. 다녀올게요. 선착장에 묶어둔 배를 출발시켰다. 탈탈거리며 돌아가는 엔진소음 속에서 오비토는 그물을 정리하다 문득 등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이 시간에는 자고 있으려나.. 2016. 4. 10.
[오비카카] 소음 [오비카카] 소음ㅡ '침묵'의 외전. 소리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은 카카시에게 그다지 대단한 사실이 아니었다. 잊고 지낼 만큼. 정말. 별거 아니었다. 소리를 주기 위해서는 관계가 필요하단 것이 그것을 잊는 것에 한몫했다.카카시는 손을 들어 오른쪽 귀를 막았다. 가끔 환청이 들리곤 했다. 부작용일까. 상관없었다. 오비토의 오른쪽 귀가 자신의 것이었다는 걸 떠올린 그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흘렸다. 그리고 다시 슬퍼졌다. 더는 그에게 소리를 엮어줄 수 없다는 것을 알기에. 환한 미소가 자신을 향하지 않을 것을 알기에. 아, 아-. 오비토는 목을 가다듬었다. 소리를 받은 후로 매일 거울 앞에 서면 확인이라도 하듯 나오는 행동이었다.“멈,”춰. 언제나 뒷말은 마음속에서 완성했다. 할 수 없었다. 되지 않을 것이 불.. 2016. 4.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