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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to/조각

[오비카카] In dreams(150530)

by MaEl 2015. 10. 25.



[오비카카] In dreams

-드퀼 님 생일 축전(150530)

 

 


 

나는 호카게가 될 우치하 오비토다!”

 

당당하게 자신의 포부를 입 밖으로 내는 그는 다음 순간 몸의 반쪽이 바위에 눌린 채 피를 흘리고 있었다.  사륜안을 줄게. 힘겹게 말을 잇는 그의 모습이 점점 흐려졌다. 눈물조차 흘리지 못하고 그것을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저 멀리 사라지는 그를 잡기 위해 뻗은 손이, 린의 가슴을 뚫었다. . 숨을 집어 삼킨 순간 린은 오비토가 되었다. 커다란 구멍을 만들어낸 손이 덜덜 떨렸다. 그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카무이로 사라지는 그를 또, 바라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카시. 시야가 일그러졌다. 강한 바람에 감았던 눈을 뜨자 자신의 손은 쿠나이를 쥐고 바닥에 쓰러져있는 오비토를 노리고 있었다. 그가 입술을 달싹였다. 일순,시야가 점멸되더니 가루가 되어 스러지는 그가 보였다. 카카시. 다시 내 앞에 나타난 그가 어릴 적, 포부를 말할 때처럼 웃었다. 카카시! 마지막 작별을 고했다. 카카시!

 

 

 

카카시, 일어나!”

 

몸을 흔드는 감각에 카카시가 눈을 떴다. 오비토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카카시는 비척이며 자리에서 일어나 앉았다. 오비토가 카카시의 눈가를 쓸어주었다. 울었어. 안 좋은 꿈이라도 꾼 거야? 카카시는 고개를 갸웃했다. 모르겠어. 기억 안 나.

좀 쉴래? 카카시에게 가볍게 입을 맞추며 오비토가 물었다. 나른하긴 하지만 움직이지 못할 정도는 아니다. 됐어, 대답하며 그는 부드러운 이불을 걷어냈다. 서클렛의 매듭을 묶는 오비토를 멍하게 바라보았다.

 

수도꼭지를 틀어둔 채 카카시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응시했다. 상처하나 없이 깨끗한 얼굴. 위화감. 계속 무엇인가가 신경 쓰였다. 왼쪽 눈두덩이를 쓸어내리며 그는 어색함마저 느꼈다. 밖에서 오비토가 재촉했다. 술렁이는 가슴을 억지로 누르고 조끼를 걸쳤다.

 



 

안녕하세요, 카카시 선생님! 오비토 선생님도 안녕! 임무를 위해 마을 입구로 향하는 도중 제자들을 만났다. 선생님한테는 존댓말 써야지! 오비토가 발끈하며 대꾸했다. 아이들이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반대편으로 뛰어가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보면서 카카시가 평화롭네, 하고 중얼거렸다. 뭘 새삼스레. 오비토가 피식, 웃었다.

 

 

잘 부탁드릴게요.”

 

옆 마을로 가는 상인의 호위를 부탁받았다. 값비싼 물건을 노리는 도적단 중에 닌자가 있다는 정보에 카카시와 오비토가 임무를 맡게 된 것이다. 나무와 수풀이 우거진 곳을 걸은 지 얼마나 됐을까. 기척을 읽은 카카시가 오비토에게 눈짓했다. 그도 그것을 알았는지 고개를 끄덕거렸다. . 오비토가 밟은 나뭇가지가 소리를 내며 부러졌다. 그것을 신호로 매복해있던 도적들이 무장한 채 달려들었다.

내리치는 칼날을 쿠나이로 막으며 상대를 걷어찼다. 닌자는 없는 것 같은데. 생각보다 많은 수에 카카시는 숨을 헐떡였다. 오비토도 여유가 없어보였다. 그는 팔꿈치로 적의 가슴을 정확히 치고 뒤로 빠져 또 달려드는 이의 머리를 발로 차냈다. 카카시는 쿠나이를 고쳐 쥐었다. 쿠나이의 날이 적의 목을 베어내는 순간 카카시는 오비토가 인을 맺는 것을 보았다. 저 인은.

 

화둔, 호화구의 술법!”

 

화아악. 시뻘건 화염이 도적단을 집어삼켰다. 하늘로 곧게 뻗은 나무들이 타올랐다. 이런. 카카시가 입술을 짓씹으며 인을 맺었다.

 

수둔, 수룡탄의 술법!”

 

용을 닮은 물줄기는 화마가 지나간 자리를 덮었다. 다행히 불씨를 꺼트린 카카시가 오비토를 나무랐다. 숲인데 화둔을 쓰면 어떡해. 목둔을 썼어야지. 무슨 소리야,내가 목둔을 어떻게 써. ? 카카시가 되물었다. 분명히, 오비토는 목둔을 썼었다. 어디서? 언제? 파삭. 무엇인가가 소리를 내며 금이 갔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왔을 때 카카시는 정신적으로 많이 지쳐있었다. 모든 것이 어색했다. 너무 평화로운 마을도. 오비토도. 심지어 자신조차.

 

좀 자.”

.”

가지무침 해둘게. 나중에 일어나서 먹어.”

 

카카시가 질색했다. 아까운 재료 버리지 말고 너도 쉬어. 단단히 일러두고 그는 눈을 감았다.

 

 

 


가슴에 커다란 구멍이 뚫린 채 자신을 보고 웃는 오비토. 오비토? 카카시는 눈을 번쩍 떴다. 가슴이 수군댔다. 위화감의 정체를, 알았다. 자신은 지금 어디에있나. 방금 전까지 자신과 시시한 말다툼을 하던 오비토가 보이지 않았다. 카카시는 욕실로 뛰어 들어갔다. 거울에는 절박한 표정의 자신이 있었다. 왼쪽 눈에 흉터.. 그는 입꼬리를 올렸다. 아하하, 하하. 허무한 웃음이었다. 벌써 몇 번짼지 모르겠다. 잠이 들면 나뭇잎의 서클렛을 쓴 오비토가 있었다. 아니, 잠이 들어 오비토가 죽은 세계로 온 걸지도 모른다. 수도 없이 두 명의 오비토를 번갈아 만나다보니 이제 누가 진짜 그인지 구분조차 가지 않았다.

 


카카시는 몸을 웅크리고 소리 없이 울었다. 찢기는 듯한 통증이 심장을 강타했다. , . . 억지로 집어삼킨 소리가 형태도 찾지 못한 채 밖으로 튀어나왔다. 오비토가 보고 싶었다. 그가 만나고 싶었다. 같이 싸우고, 같이 수련하고. 때로는 다투지만 결국 서로밖에 없는.

 

저릿한 심장을 부여잡고 카카시가 비척비척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벌써 빈 약통이 2개나 쌓였다. 반을 비운 3번째 통에서 수면제 4알을 꺼내 입에 털어 넣었다. , 만나러갈게. 재료 낭비하지마라고 했지만, 사실 요리해도 돼. 눈을 떴을 때 네가 꽁치구이랑 가지무침을 내놓으며 먹으라고 했으면 좋겠다. 카카시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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