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커피 잔에서 아스라이 연기가 피어올랐다. 잔잔한 향을 맡으면서 카카시는 조용히 고했다. 작별이야. 오비토는 눈을 감았다. 고개를 끄덕였다.
* 환한 빛이 눈 앞을 가렸다. 오비토는 그것에 눈을 찡그렸다. 안간힘을 쓰고 카카시를 찾았다. 첫 번째 줄에는 없었다. 두 번째 줄에도 없었다. 세 번째 줄을 빠르게 훑었을 때, 오비토는 자신만만하게 미소 지었다. 기타 소리가 울려 퍼졌다.
* 형아는 누구야? 소년이 눈을 동그랗게 떴다. 카카시는 서글프게 웃었고, 오비토는 그것에 곧 울 것 같은 표정이 되었다. 울지마. 물기가 묻어나오는 목소리에 카카시는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번에는 꼭. 그는 속으로 다짐했다.
*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일까, 알람일까. 오비토는 부스스, 느긋하게 일어나 그것을 확인했다. 액정에 떠 있는 이름. 전화였다. 통화버튼을 누르자 몇 초간의 정적이 흘렀다. 당장 나와. 칼처럼 끊어진 것에 오비토는 두 눈을 끔뻑였다. 숨을 크게 들이쉬고 급하게 옷을 갈아입었다. ㅡ 한 달에 몇 없는 데이트 날이었다.
* 지우개를 들었다. 무수히 겹쳐진 선을 한순간에 지웠다. 다시 그 자리에 까만 선을 채웠다. 선이 모여 만들어진 것은 오비토의 얼굴이었다. 깔고 앉은 풀의 향내가 싱그러웠다. 햇살은 따뜻했고, 그는 눈부셨다. 카카시는 슬쩍 웃고는 다시 연필을 들었다.
* 또 오셨네요. 카카시가 그랬다. 오비토는 볼을 붉혔다. 들켰을까. “늘 똑같은 걸로 드릴까요?” “네.” 아, 조금 더 망설일걸. 손이 빠른 카카시가 10분도 채 되지 않아 내놓은 것은 초코 라떼였다. 다디단 음료를 입안 가득 머금으며 오비토는 생각했다. 3일, 아니 이틀 후에 또 오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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