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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to/조각

[오비카카] 공포게임하는 오비카카 썰

by MaEl 2016. 1. 14.

[오비카카] 공포게임 하는 오비카카 썰

   

 

 

01.

 

아프리카를 켰다. 오비토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오늘은 무슨 게임을 할까, 하고 생각했다. 방송을 켠 지 10분도 되지 않아 시청자 수가 세 자리 수를 넘어갔다.

 

 

02.

 

핸드폰이 짧게 울렸다. ‘’. 어디냐는 문자에 카카시로부터 온 답장은 간결하기 짝이 없었다. 같이 게임할래? ㅇㅇ. 뭐 할 건데? 생각 중.

 

 

03.

 

[오늘도 그분이랑 같이 해요?]

, 누구. 스케아?”

[ㅇㅇㅇㅇㅇ]

같이 해.”

 

스티커와 초콜릿이 터지는 채팅창을 보고 오비토는 괜한 심술이 들었다. 저번에 한 번 캠방을 했더니. 그 뒤로 카카시의 인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마스크로 얼굴의 반을 가렸으면서. 쟤 방송 안 해. 한 마디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아쉬워했는가.

 

 

04.

 

스카이프를 받았는지 잠시 소음이 들리더니 카카시가 여보세요? 한다. 몇 초 뒤 채팅창이 터졌다.

 

 

05.

 

인기 많다, 스케아?”

그럴 리가, 토비.”

 

웃음기 섞인 목소리에 오비토는 바득, 이를 갈았다.

 

 

06.

 

무슨 게임할까요?”

 

주르륵 올라오는 채팅창이 공포게임으로 가득 찼다.

 

공포게임 하자는데? 같이 할래?”

상관없어. 네 집으로 가?”

그럼 좋고.”

 

또 채팅창이 터졌다.

 

 

07.

 

바로 윗집에 사는 카카시가 오비토의 집으로 넘어오는 것에는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아웃라스트. 암네시아. PT. 몬스트럼. 프레디의 피자가게. 슬렌더맨. 언틸던. ……느네 진짜……. 오비토가 이마를 짚었다. 공포게임 싫어한단 말이야. 그는 카카시가 계단을 내려오다가 구르기를 바랐다. 물론, 이루어질 리가 없다.

 

 

08.

 

오비토가 잘하고 즐기는 게임은 FPS, RPG. 그중에서도 특히 긴장감 있는 대결 게임을 좋아했다. 카카시는 쯔꾸르 게임을 즐겼고, 미세한 컨트롤이 뛰어났다. 오비토가 우겨 가끔, 어느새 자주 같이 게임을 하더니 카카시는 본의 아니게 온갖 장르의 게임을 접하게 되었다.

 

 

09.

 

카카시의 눈앞에 나타난 오비토가 입술을 삐쭉, 내밀고 있어 그는 웃음을 참았다. 입술을 앙다물었다.

 

그래서, 공포게임 뭐?”

네가 정해라. 난 못 정하겠다.”

 

오비토가 던진 헤드셋을 받아 본체에 연결했다. 들리나요? 그 한마디에 넘어갈 시청자들이 눈에 선명해 오비토는 찬물을 꿀꺽, 마셨다.

 

 

10.

 

와악! ! 빠르게 마우스를 연타하는 소리가 들렸다. 불과 수 분전만 해도 자신이 전부 깨주겠다며 당차게 시작 버튼을 클릭한 오비토다. 곧 죽어도 무섭다는 소리는 하지 않았다. 카카시는 그가 욕을 쓰지 않는 것만 해도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네 차례야, , 아니 스케아.”

……그만하자.”

아냐, 깨야지. 뭐야. 무서워서 그래?”

 

너 때문에 더 무서워.

 

 

11.

 

몬스터를 피해 숨을 땐 절로 숨죽이게 되는 것이, 퍽 긴장감 있었다. 판을 돌릴 때마다 점점 익숙해져서 제법 여유롭게 플레이를 즐기게 된 카카시가 오비토를 흘끔, 쳐다봤다. 책상을 붙잡고 모니터에 시선을 고정한 모습이 우스웠다.

 

 

12.

 

한 게임을 깼더니 이제 더 무서운 걸 할 차례라며 시청자들이 하나같이 입을 모았다. 시간이 없어 하다가 방종할지도 모른다고 이르자 PT를 추천해줬다. 운 좋으면 일찍 깰 수 있대, 어째. 할래? , ! 해야지! 침대에 뻗어있던 오비토가 벌떡 일어나며 외쳤다. 하나 깼다고 자신감이 붙은 걸지도. 게임의 시작화면이 으스스했다.

 

 

13.

 

미친. 카카시는 속으로 욕을 집어삼켰다. 오비토도 굳어 비명조차 지르지 못했다. 아까 깬 건 공포게임이라고 할 수도 없을 만큼 이번 게임은 무서웠다. 청각을 자극하는 배경음악과 어두운 시야. 훅 다가오는 그림자. 똑같은 장소만 빙빙 도는데도, 간헐적으로 들리는 울음소리는 두 사람을 공포에 빠트리기 충분했다.

 

차라리 아웃라스트가 덜 무섭겠다. 긴장감에 한 걸음 나아가는 것도 힘들어하던 오비토가 결국 아무 말이나 내뱉었다.

 

 

14.

 

자고 갈래……? 방송을 종료했더니 어느새 푸르스름한 달빛이 오비토의 방 안으로 희미하게 스며들었다. 현관까지의 캄캄한 길을 바라보던 카카시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