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44

[오비카카] 밤의 골목은, 때때로 [오비카카] 밤의 골목은, 때때로 중요한 것은 서두르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곳’에 한 걸음이라도 먼저 가고 싶어 발을 놀리는 순간은, 모든 것을 잊어버리는 순간과도 같다. 눈을 감고 심호흡. 내쉬면서 한 걸음, 들이마시면서 한 걸음. 앞으로 두 발짝, 뒤로 한 발짝, 다시 앞으로 두 발짝. 가지고 있던 숨을 모두 내뱉으면서 눈을 뜨면 ‘원하는 곳’에 도착할 것이다.― 언제나 캄캄한 그곳을 밝히는 것은 은은한 가로등 불빛뿐이다. 찢어져서 볼 수 없다. 01.따닥. 돌을 갈아서 만든 바닥에 부딪히는 신발 소리가 듣기 좋았다. 카카시는 저 밑까지 숨을 뱉으며 눈을 떴고, ‘밤의 골목’에 도달했다. 조금은 시원한 공기를 들이마시면서 안도했다. 새카만 페도라를 고쳐 쓴 그는 이내 걸음을 옮겼다. 02.밤낮.. 2016. 9. 29.
[오비카카] 호기심 [오비카카] 호기심 친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러도 오비토는 가만히 앉아서 핸드폰을 들여다볼 뿐이었다. 새하얀 화면에는 주소와 시간만이 있었지만, 그에게 그것은 상당히 커다란 충격으로 다가왔다. 호기심이지. 모든 것이 뒤죽박죽으로 섞여버려 돌이킬 수도 없었다. 단순한 호기심. 언젠가 너는 그거 때문에 한 번 크게 데일 거야. 걱정 반, 농담 반으로 건네던 친구의 말이 오비토의 머릿속에서 빙빙 돌았다. 어떡하지? 거절할까? 근데 정말 궁금한데. 아, 진짜……. 식은땀을 삐질 흘리며 내려다본 화면. 머리를 마구잡이로 흔들던 오비토는 공중 화장실에서 본 번호의 이름을 무어라고 저장해야 할지를 생각하기로 했다. 앞에서 강의하는 교수의 말이 모조리 강물처럼 빠르게 빠져나갔다. 어제였다. 오비토는 우연히 들린 공원 .. 2016. 8. 19.
[19禁 / 오비카카] 호기심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16. 8. 19.
[오비카카] Don't look [오비카카] Don’t look. 01.오비토는 자신을 눈을 가린 천을 느릿하게 더듬었다. 오비토는 아무것도 볼 수 없었고, 새카만 암흑만을 거닐었다. 그래도. 오비토. 한없이 다정하게 자신의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있었다. 그것만으로 오비토는 미소 지을 수 있었다. 02.귓속으로 날카롭게 박혀 들어오는, 뱀이 혀를 날름거리는 소리. 쉭쉭거리는 소리가 기분 나쁠 법도 하건만 그것에 섞여 들어오는 그의 목소리가 달콤했다. 내 사랑하는 사람, 내 연인. 당신. 그대. 보이지 않는 눈을 대신에 손을 뻗었다. 오비토. 자신의 이름을 부르면서 맞잡아오는 손은 시체처럼 차가웠지만. 그의 몸을 껴안고 사랑한다 속삭였다.볼 수 없는 눈은 멋대로 그의 얼굴을 상상했다. 두툼하고 발간 입술, 조금은 촉촉이 젖은 눈, 얇은.. 2016. 8.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