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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ruto

Sample (옆집)

by MaEl 2016. 11. 6.

<나루페스 / 오비톱>에 나올 오비카카 소설 '옆집'의 약 2p를 공개합니다.

일상, 20p(중철)




01. Good Morning

 

화창했다. 하늘은 끝을 모르고 치솟았고, 바람은 선선했다. 슬슬 나뭇잎이 주홍색으로 알록달록 물드는 계절, 가을이었다.

오비토는 턱을 괴고 창밖을 바라보았다. 쇠창살이 시야를 방해했고, 그는 그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야옹. 고양이가 울었다. 몸집이 자그마한 고양이 한 마리가 오비토의 시선에 잠깐 머물렀다가, 날렵하게 몸을 날려 사라졌다.

“1교시는 죄악이야.”

그러게 왜 신청했냐.”

지는…….”

하품했다. 눈물이 고인 저 앞에 고양이가 보여 깜빡, 하자 도르륵, 눈물이 떨어졌다.

, 맞다. 오늘 우리 집 옆에 누구 이사 왔는데. 고양이를 키우더라고.”

. 나 연강 있어. 간다!”

서늘한 바람이 불었다. 슬슬 추워진다니까. 중얼거리고 걸친 야구 점퍼의 지퍼를 올렸다.

 

오늘 아침에 만난 고양이는 까맣고 짧은 털을 가진, 매끈한 몸의 아이였다. 얼굴 쪽에는 반만 하얀 털로 덮여 있었다. 학교에 가기 위해 현관문을 연 순간 자신의 앞으로 뛰어든 것에 당황해 뒤로 넘어졌다. 죄송합니다! 어디 다친 곳은 없으세요?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렸다. 엉덩이를 문지르며 엉거주춤 일어나니 회색 머리의 사내가 보였다. 그의 뒤로 당황한 표정의 여자아이도 보였다. 괜찮습니다. 검은 고양이는 여자아이에게 돌아갔고, 오비토는 아이에게 웃어주었다. 고양이가 기운이 넘치네.

첫인사를 이렇게 드려서 죄송하네요. 오늘 옆집에 이사 왔어요. 하타케 카카시라고 합니다.”

남자가 웃었다. 동시에 가벼운 바람이 불었고, 오비토는 연한 향을 맡았다. 향수를 쓰는 걸까? 오비토는 그가 내민 손을 맞잡으면서 이름을 밝혔다. 자꾸 그의 얼굴에 시선을 뺏겼다. 왼쪽 입꼬리 밑에 박힌 점이 눈에 들어왔다. 카카시는 여자아이의 어깨에 손을 올리면서 인사해야지, 일렀다. 여자아이는 헤실 웃으면서 꾸벅, 조막만한 손을 배꼽에 대고 고개를 숙였다. 하타케 아이 입니다! 귀여운 이름이네, 잘 부탁해. 아이!

몇 살이에요?”

“10살이에요.”

그 고양이는 이름이 뭐야?”

코코아예요!”

대답한 아이가 오비토와 고양이의 얼굴을 번갈아 보더니 카카시의 셔츠 끝자락을 잡아당겼다. 그리고는 비밀 이야기를 하듯 속닥속닥. 카카시가 웃음을 터트렸다. 말하면 안 돼, 아빠! 후다닥, 열린 문 사이로 고양이와 함께 들어가 버린 아이를 뒤로하고 카카시가 여전히 미소를 머금은 채로 오비토에게 작은 목소리를 전했다.

코코아랑 닮았대요.”

 

붕 뜬 기분으로 등굣길을 밟았다. 뭔데 그렇게 내 취향으로 생겼지? 부드러운 목소리, 은은한 향기, 선한 인상, 웃을 때 휘어지는 눈매, 입가의 점까지 모두. 머릿속으로 그리기만 해도 기분 좋은 심장 소리가 귓가를 울렸다. 규칙적인 고동 소리. 두근, 두근 하고. 봄은 이미 오래 전에 지나갔지만 오비토에게는 지금이 봄처럼 느껴질 만큼.

그는 반한 상대가 남자라는 것에 개의치 않았다. 자신의 가슴을 울리는 상대라면 성을 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오비토는 반쯤 포기한 상태였다. 딸이 있는데. 첫눈에 반한다는 말은 평소 생각지도 않은 말이었지만 오비토는 자꾸만 뛰는 가슴에 글자를 박아 넣었다. 첫눈에 반한 거다. 어떡하지. ‘시간 되면 저녁에 놀러 와요.’ 미안해서 식사라도 대접해야겠다며 짧은 인사를 건넨 카카시는 문을 열고 사라졌다. 이른 아침, 구름에 가려진 햇볕마저도 따스하게 느껴지는 하루의 시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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